[정민아의 요즘회사이야기 5T] 집콕 시대, 마케팅은 무엇을 해야 할까?



마케팅 부서에서 일한다고 하면, BTS랑 광고도 찍는지를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다. B2C 마케터에게 광고 캠페인은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B2B 브랜드에 있는 마케터에게 광고는 한 가지 방법일 뿐이다. 잠재 바이어를 만나는 국내외 대형 컨퍼런스와 전시회 준비가 주 업무였던 B2B 마케터에게 2020년 충격의 한해였다.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 시대가 되면서 대형 컨퍼런스와 전시회는 연기를 반복하다가 결국은 대부분 취소되고, 일부 행사는 가상 웨비나 형태로 진행되었지만 전혀 인터랙티브 하지 않았고, 결정적으로 잠재고객을 만나지 못했다. 이런 돌발 변수가 생기면서 기업들은 마케팅에 대해 다시 한 번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점검 과정에서 나온 B2B 마케팅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살펴보고, 2021년 마케팅 계획을 수립할 때 점검해야 할 사안들을 살펴보자.



마케팅은 잠재 시장과 고객을 발굴하는 과정


코로나 발생 이후 많은 B2B기업들이 디지털 마케팅의 필요성을 느끼고,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문의했다. 컨설팅을 요청하는 고객들과의 초기 대화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우리 고객은 딱 정해져 있고, 우리는 이미 시장과 고객들을 잘 알고 있다”라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마케팅에 대한 첫 번째 오해가 있다. 이미 다 아는 고객을 관리하는 일은 영업의 역할 중 하나이고, 마케팅은 더 큰 잠재 시장을 보고 잠재 고객을 발굴하는 역할을 한다. 수요와 고객은 개발하기 나름이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의사결정권자인 밀레니얼 이해가 최우선


B2B 마케팅은 인지도를 높이고 잠재고객을 확대해 나가는 목표 하에 시기별로 최적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잠재 고객들이 이용하는 다양한 채널에, 채널 특성에 맞는 콘텐츠 형태로 제공해, 잠재고객이 스스로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연락처나 메시지를 남기도록 하는 일이 출발점이다.


B2B 시장의 새로운 의사결정권자로 성장한 밀레니얼은 스스로 검색해 관련 브랜드를 찾아내고, 브랜드에 대한 리뷰를 꼼꼼히 살펴본 후에 스스로 브랜드를 평가한다.


60% 이상 마음을 결정한 상태에서 영업사원에게 문의하며, 밀레니얼의 90% 이상이 콜드 콜(Cold Call)에는 반응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즉, 잠재고객이 스스로 대화를 희망해야 접점이 생기는 시대이지 계속 문을 두드린다고 열리는 시대가 아니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채널과 콘텐츠인지 점검할 때


다음으로 많이 듣는 이야기는 “우리는 이미 전시회에도 나가고, 전문지에 광고도 하고, 소셜미디어 채널도 있는데 뭘 더 해야 할까요?”이다. 고객의 구매 의사결정 과정의 모든 접점을 놓치지 않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전시회, 광고, 페이스북 등 단편적인 활동이 마케팅이 아니다. 잠재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해 가며 지속적인 대화를 이끌어 가는 것이 오늘날의 마케팅이다.


산업별 특성도 고려해야 하고, 인지/관심/고려/비교/구매/지지로 이어지는 고객의 구매 여정에서 채널과 콘텐츠의 적합성을 감안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밀레니얼에게 맞는 채널과 콘텐츠인지 점검해야 한다.


이 때 자사의 미디어(Owned Media), 구매를 통해 얻어지는 미디어(Paid Media), 언론과 인플루언서 등과 같은 제3자의 미디어(Earned Media) 사이에서 일어나는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사 인스타그램 프로모션 만으로, 포탈 키워드 광고만으로, 언론사 기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 세 가지가 조화롭게 효율적으로 노출되어야 잠재고객의 레이더 망에 들어갈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수립과 KPI설정


하지만 이 모든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측정가능한 KPI를 설정하는 것이다. 기업들에게 “마케팅 효과를 측정하는 KPI를 어떻게 설정하세요?”라고 질문하면 답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디지털 시대의 마케팅은 모든 것을 수치화할 수 있다. 전략을 수립하고, 마케팅 조직 내의 역할(R&R)을 설정하고, KPI를 세팅하는 큰 그림을 먼저 그린 이후에 메시지 전략, 미디어 전략, 채널 전략, 콘텐츠 전략을 수립해야 흔들림 없이 갈 수 있다. 그래야 즉흥적인 의사결정 및 예산낭비 없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진다.


명확한 전략과 KPI가 있어야 마케터 한 명의 개인기가 아니라 조직으로서 마케팅팀이 견고해진다. 한 해는 크리에티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케터가 부임해 와서 화려하고 재미있는 콘텐츠 개발에 전력을 쏟다가, 다음 해에는 숫자 중심의 마케터가 새로 와 광고의 효과(ROAS)와 리드 당 단가를 낮추는 데만 주력하고, 그 다음 해에 온 마케터는 글로벌 시장을 위한 다국어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번역에 집중하라는 식의 상황이 사실 많은 조직에서 매년 일어난다. 더 심한 경우에는 회장님이 어제 누구를 만났느냐에 따라 마케팅팀의 오늘 할 일이 바뀌기도 한다.


리더 혹은 마케터의 관심과 역량에 의해 편향되는 마케팅이 아닌, 회사의 비즈니스 목표와 시장창출이라는 큰 그림을 위해 매진하는 마케팅팀이 되기 위해서는 전략 수립과 KPI 설정이 최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