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아의 요즘회사이야기 5T]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진짜 자산




오늘 한 친구가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는 소식을 들었다.


본인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굉장히 성공적으로 마쳤던 친구라 퇴사가 더욱 의아했다.


너무 몰아치더니 지쳤나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친구와 통화를 해 봤더니 본인이 만들어 놓은 프로젝트의 운영 권한을 조직에서 넘겨주지 않고 토사구팽 당한 것 같았다.


그리고 창업을 해 유사한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업과 사업의 찐 스토리는 만나서 직접 듣기로 하고 통화를 마쳤다.



실리콘밸리에선 VC가 성장을 위한 가이드라인 제공, 이대로만 하면 웬만하면 성공


창업을 생각하면 항상 실리콘밸리의 창업 시스템이 너무 부럽다.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해 VC(Venture Capital)에서 투자를 받게 되면 비즈니스를 어떻게 확장해야 하는지 등의 가이드라인을 VC가 제시한다.


A시리즈를 받으면 준비해야 할 것, B시리즈를 받으면 갖춰야 할 것, C시리즈를 받으면 추진해야 할 것들이 공식처럼 정리돼 있다.


이에 따라 조직 확장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물론 VC로부터 투자를 받는 일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이 과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지금은 너무나 대단한 우버지만, 우버 창업자의 비즈니스 준비 과정을 상세히 다룬 책 <슈퍼 펌프드(Super pumped)>를 보면, 우버 이전부터 지금의 우버를 만들기까지 VC의 투자를 받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해야 하는지, VC와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눈물없이 읽을 수 없는 대목이 많다(사실 이 책은 우버 창업자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대부분 우버의 잘못된 기업문화를 지적하는 데 할애됐다.


하지만 이미 알려진 우버의 기업문화보다는 창업의 실패와 VC와의 갈등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들이 더 재미있다).






VC 투자 후 글로벌 진출 통해 크게 성공하거나, M&A 하거나, 문 닫거나


2012년 하반기에 실리콘밸리에서 동시에 3개의 스타트업이 마케팅과 PR을 의뢰해 왔다.


이 3개 회사를 보면서 실리콘밸리에서의 창업, 성장, 해외진출, M&A 등 다이나믹한 상황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3개 회사의 현재 상황이 다 다르다는 것이다.


한 회사는 시장의 파괴자가 되어 자신의 브랜드로 세상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지금 전 세계에 지사를 두고 있고, 아주 활발하게 비즈니스를 진행 중이다. 3개 회사 모두 한국이 거의 최초의 해외지사였기 때문에 창업자들도 다 만나봤고, 당시는 회사 규모가 서로 비슷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VC에서 지속적으로 투자를 받으면서 놀라운 속도로 조직이 확장돼 갔다.


이후 IPO를 했고, 상장 후 개발자 출신 창업자 CEO는 밀려났으며, 잘 알려진 공룡기업에서 새로운 CEO가 왔다. 일반적인 시나리오대로 흘러갔다. 다른 한 회사는 유럽의 더 큰 기업에 인수되었고, 나머지 한 회사는 대주주가 여러 차례 바뀌더니 결국 2019년 5월에 추가 펀딩을 받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지속적인 성장과 매출 창출을 위해 마케팅 조직 세팅에 주력


초기 투자를 문제없이 받았던 3개 회사의 공통점이 있다. 전형적인 B2B 기술기업이었지만 VC의 투자를 받은 후에는 마케팅 조직을 세팅했고, 마케팅 조직의 명확한 R&R에 맞춰 업무를 진행했다.


처음 우리 회사와 함께 일했을 때는 한 사람이 혼자 마케팅을 다 담당했다. 하지만 곧 마케팅 조직을 제품 마케팅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조직으로 양분해 세팅하고, 이후에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팀을 PR, 웹사이트 담당, 소셜미디어 담당, 리드 제너레이션 담당, 콘텐트 마케팅 담당으로 세분화했다.


그리고 미국 내 담당자와 글로벌 담당자로 역할을 더 세분화했다.


빠르게 성장하던 이 회사들과 일을 하는 동안 거의 분기에 한 번씩 바뀌는 담당자들에게 우리 회사가 그동안 누구와 어떤 일을 어떻게 해 왔는지를 설명해야 했다.


조직이 계속 세분화되고 아태지역이 완전히 세팅되고 나서야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었다.





한국의 기술기업은 마케팅에 대한 인식조차 없는 경우 많아


한편, 한국의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마케팅이라는 조직 자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케팅 조직의 R&R이 불분명하고, 해당 포지션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정해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비즈니스가 영속성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시장을 창출하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마케팅 조직의 세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분명 2012년에는 조직 규모가 비슷했는데 몇 년 사이 수천 명 규모로 성장하는 회사를 보면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처음에는 그 회사가 가진 기술과 제품이 좋고, 우수 인력이 많아 빠르게 성장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술기업 창업자들의 바이블과 같은 책 <하드씽(The Hard Thing about Hard Things)>을 보면 미국의 VC 문화와 이사회의 역할을 이해하게 되고, 창업과 성공이 시스템에 기반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이 책은 창업이나 사업과 같이 어려운 일은 공식이 없다는 전제 하에 먼저 경험해 본 선배의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과 실행이 한국에서도 빠르게 정착되면 창업이 성공과 확장으로 더 원활하게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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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정민아 님은?


기업들의 PR 및 마케팅 대행을 20년 이상 하고 있다. 기술과 혁신에 관심이 높아 2018년에는 [하룻밤에 읽는 블록체인]이라는 책을 출간해 블록체인 기술을 쉽게 설명했다. 지금은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회사인 앨리슨+파트너스(Allison+Partners)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PR기업협회(KPRCA) 회장직을 2019년과 2020년 2년간 수행했다. 전문가를 넘어 기업가로 성장하려고 노력 중이며, 마케팅 컨설팅에 집중하고 있다. 칼럼을 통해 알아 두면 유용한 요즘 회사 이야기를 트렌드(Trend), 기술(Tech.), 협업(Teaming), 타이밍(Timing), 변화(Transformation)라는 5T로 이야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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